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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관객에서 감독이 되는 날.

방구석 관객에서 감독이 되는 날.

방구석 관객에서 감독이 되는 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열기가 뜨겁다. 친구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면 그 열기가 더욱 실감 난다. 이번에는 특히 30주년을 맞아 재미있고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상영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음에도 출근을 핑계로 가지 않은 나를 두고, “네가 무슨 영화인이냐”라며 중얼거렸다.

가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질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 자리에 감독으로 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현실이 착잡하게 느껴져서.

영화는 관객을 만나야 하는 작업이기에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누군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걸음을 옮길 수 있는 배짱도 필요한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동반되는 끊임없는 비교와 자학은 만성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나는 가끔 체력도 읽고 의지도 잃는다.

이번에 부천 영화제에 간 한 감독의 소감 첫마디가 하루 종일 마음에 맴돌았다.

“작년에는 관객으로 왔었는데, 올해는 감독으로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그의 말을 꼬아 듣지 않은 상태로만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우리는 언제든 관객이 될 수도, 감독이 될 수도 있게 된다! 어떤 자리에 있든 스스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나는 감독이다, 혹은 아니다’라는 경계에 매몰되기보다, 그저 잘 살아가던 어느 날, 관객과 소통할 운 좋은 기회를 얻은 감독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을 훨씬 가볍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잘 살아가는 관객 1이 되기로 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미쟝센 단편영화들을 몰아보는 것이다. 시간상 다 볼 수는 없겠지만, 눈에 걸리는 작품들은 전부 보겠다는 다짐으로 빔프로젝터를 켰다. 동료 창작자의 마음으로 보다가도, 영화를 즐기는 것 자체가 이렇게나 흥미로운 일이었나 싶어 어느새 “미친 거 아니야?”, “와!” 같은 날 것 그대로의 리액션을 내뱉으며 잔뜩 신이 난 관객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하나의 관객이 된 순간, 나도 모르게 각종 평가에 몰두하게 됐다.

무엇이 진짜 같고 무엇이 가짜 같은지, 어디가 작위적이고 어디가 신선한지. 한참을 투덜거리다 왓챠피디아에 평점을 남기고, 문득 공허해졌다. ‘나는 무엇을 위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평가하는가? 이 끝에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한참의 고민 끝에 평가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불호’를 측정하기 위해.

‘호불호’를 측정하는 것은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즐겁게 영화를 보다 보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번 미쟝센 영화들을 보며 느낀 건, 나는 화면이 화려하거나 미술이 특별한 영화보다, 연기를 통해 일상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영화가 더 끌린다는 것이었고, 혼자 보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언젠가 감독으로서 사람들 앞에 서게 된다면, 그들의 호불호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아주 아주 고통스럽겠지만, 동시에 그것이 주는 묘한 쾌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만 생각하면 참 건강할 것 같다. 각자가 자신의 호불호를 측정해보는 건, 더 잘 만들고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 라는 걸.

조명이 꺼지고 사람들 앞에서 내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이 모든 게 꿈이거나, 내가 만든 세상이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걸 모두가 확인하게 될까 봐 걱정되긴 하지만. 지금 나는 그 두려운 평가와 시선들 마저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각하고 싶다. 그러니 적어도 오늘은 꿈에서 깨지 않기를 바란다.

빔프로젝터를 켜자. 그리고 편하게 앉아 보고 싶은 것을 보자. 잘 익은 수박과 자두를 먹으며 여유롭게. 평가와 시선들이 신경쓰여 몸이 떨려도 그렇지 않은 척 뻔뻔하게 한 입 크게 베어 물자!

아가씨의 하정우 배우님처럼 국물 뚝뚝 흘리면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열기가 뜨겁다. 친구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면 그 열기가 더욱 실감 난다. 이번에는 특히 30주년을 맞아 재미있고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상영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음에도 출근을 핑계로 가지 않은 나를 두고, “네가 무슨 영화인이냐”라며 중얼거렸다.

가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질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 자리에 감독으로 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현실이 착잡하게 느껴져서.

영화는 관객을 만나야 하는 작업이기에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누군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걸음을 옮길 수 있는 배짱도 필요한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동반되는 끊임없는 비교와 자학은 만성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나는 가끔 체력도 읽고 의지도 잃는다.

이번에 부천 영화제에 간 한 감독의 소감 첫마디가 하루 종일 마음에 맴돌았다.

“작년에는 관객으로 왔었는데, 올해는 감독으로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그의 말을 꼬아 듣지 않은 상태로만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우리는 언제든 관객이 될 수도, 감독이 될 수도 있게 된다! 어떤 자리에 있든 스스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나는 감독이다, 혹은 아니다’라는 경계에 매몰되기보다, 그저 잘 살아가던 어느 날, 관객과 소통할 운 좋은 기회를 얻은 감독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을 훨씬 가볍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잘 살아가는 관객 1이 되기로 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미쟝센 단편영화들을 몰아보는 것이다. 시간상 다 볼 수는 없겠지만, 눈에 걸리는 작품들은 전부 보겠다는 다짐으로 빔프로젝터를 켰다. 동료 창작자의 마음으로 보다가도, 영화를 즐기는 것 자체가 이렇게나 흥미로운 일이었나 싶어 어느새 “미친 거 아니야?”, “와!” 같은 날 것 그대로의 리액션을 내뱉으며 잔뜩 신이 난 관객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하나의 관객이 된 순간, 나도 모르게 각종 평가에 몰두하게 됐다.

무엇이 진짜 같고 무엇이 가짜 같은지, 어디가 작위적이고 어디가 신선한지. 한참을 투덜거리다 왓챠피디아에 평점을 남기고, 문득 공허해졌다. ‘나는 무엇을 위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평가하는가? 이 끝에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한참의 고민 끝에 평가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불호’를 측정하기 위해.

‘호불호’를 측정하는 것은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즐겁게 영화를 보다 보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번 미쟝센 영화들을 보며 느낀 건, 나는 화면이 화려하거나 미술이 특별한 영화보다, 연기를 통해 일상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영화가 더 끌린다는 것이었고, 혼자 보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언젠가 감독으로서 사람들 앞에 서게 된다면, 그들의 호불호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아주 아주 고통스럽겠지만, 동시에 그것이 주는 묘한 쾌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만 생각하면 참 건강할 것 같다. 각자가 자신의 호불호를 측정해보는 건, 더 잘 만들고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 라는 걸.

조명이 꺼지고 사람들 앞에서 내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이 모든 게 꿈이거나, 내가 만든 세상이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걸 모두가 확인하게 될까 봐 걱정되긴 하지만. 지금 나는 그 두려운 평가와 시선들 마저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각하고 싶다. 그러니 적어도 오늘은 꿈에서 깨지 않기를 바란다.

빔프로젝터를 켜자. 그리고 편하게 앉아 보고 싶은 것을 보자. 잘 익은 수박과 자두를 먹으며 여유롭게. 평가와 시선들이 신경쓰여 몸이 떨려도 그렇지 않은 척 뻔뻔하게 한 입 크게 베어 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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