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영화를 찍는 사람이었다 (3화)
나는 한때 영화를 찍는 사람이었다 (3화)
우리는 왜 키스했을까?
우리는 왜 키스했을까?
“또 와이퍼 켜네요.”
“응?”
“우울할 때 켠다면서요.”
“비가 와서 켠거야”
반포한강공원 주차장, 빗물이 차 지붕 위를 두드린다.
투두둑.
대왕고래함 안은 어둡다. 가끔 주차장을 드나드는 차의 전조등만이 젖은 창문 위를 스쳐 지나간다.
엘리는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눈이 마주칠 것 같으면, 괜히 입술을 깨문다.
그리곤 손톱 끝을 만지작 거린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나오는 버릇이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기분은 어떤 거예요?”
싱클레어는 창문에 맺힌 빗물이, 와이퍼에 씻겨 내려가는 걸 바라보며 말한다.
“키스 같은 건가.”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떨리고 불안했던 감정이, 점점 평온해져.”
엘리는 한참 아무 말이 없다.
“… 알고 싶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귀 끝은 붉어져 있다.
싱클레어는 안전밸트를 풀고,
천천히 몸을 기울인다.
엘리의 호흡이 조금 흔들린다.
“하지 말까?“
“아니요...”
엘리의 입술은 단단하다. 겁먹은 사람처럼.
아니.
이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싱클레어는 그 떨림을 알고 있다.
그는 입술에 가볍게 노크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번.
“입 벌려..”
엘리의 입술이 부드럽게 아주 조금 풀어진다.
차 안은 조용하다.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엘리는 눈을 감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이, 어디론가 이어질 거라고 믿는 사람처럼.
하지만 싱클레어는 알고 있었다.
사람은 가끔, 사랑해서 키스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럴 때마다, 싱클레어는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와 있는 기분이 든다.
마치 대왕고래가 깊은 바다를 떠돌다가, 우연히 해류가 닿지 않는 곳까지 내려온 것 처럼.
왜 해방촌에 가고 싶었는지.
왜 그렇게 글을 쓰고 싶었는지.
왜 자꾸 심해까지 내려가려 했는지.
지금 싱클레어는, 그런 것들을 잠깐 잊은 얼굴이다.
투두둑.
다시 빗소리가 커진다.
대왕고래함은 빗속에 잠긴 채, 고요히 떠 있다.
“또 와이퍼 켜네요.”
“응?”
“우울할 때 켠다면서요.”
“비가 와서 켠거야”
반포한강공원 주차장, 빗물이 차 지붕 위를 두드린다.
투두둑.
대왕고래함 안은 어둡다. 가끔 주차장을 드나드는 차의 전조등만이 젖은 창문 위를 스쳐 지나간다.
엘리는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눈이 마주칠 것 같으면, 괜히 입술을 깨문다.
그리곤 손톱 끝을 만지작 거린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나오는 버릇이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기분은 어떤 거예요?”
싱클레어는 창문에 맺힌 빗물이, 와이퍼에 씻겨 내려가는 걸 바라보며 말한다.
“키스 같은 건가.”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떨리고 불안했던 감정이, 점점 평온해져.”
엘리는 한참 아무 말이 없다.
“… 알고 싶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귀 끝은 붉어져 있다.
싱클레어는 안전밸트를 풀고,
천천히 몸을 기울인다.
엘리의 호흡이 조금 흔들린다.
“하지 말까?“
“아니요...”
엘리의 입술은 단단하다. 겁먹은 사람처럼.
아니.
이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싱클레어는 그 떨림을 알고 있다.
그는 입술에 가볍게 노크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번.
“입 벌려..”
엘리의 입술이 부드럽게 아주 조금 풀어진다.
차 안은 조용하다.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엘리는 눈을 감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이, 어디론가 이어질 거라고 믿는 사람처럼.
하지만 싱클레어는 알고 있었다.
사람은 가끔, 사랑해서 키스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럴 때마다, 싱클레어는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와 있는 기분이 든다.
마치 대왕고래가 깊은 바다를 떠돌다가, 우연히 해류가 닿지 않는 곳까지 내려온 것 처럼.
왜 해방촌에 가고 싶었는지.
왜 그렇게 글을 쓰고 싶었는지.
왜 자꾸 심해까지 내려가려 했는지.
지금 싱클레어는, 그런 것들을 잠깐 잊은 얼굴이다.
투두둑.
다시 빗소리가 커진다.
대왕고래함은 빗속에 잠긴 채, 고요히 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