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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아니기에 분석합니다. 배우 최동원의 '표 값'에 대하여

천재가 아니기에 분석합니다. 배우 최동원의 '표 값'에 대하여

천재가 아니기에 분석합니다. 배우 최동원의 '표 값'에 대하여

"눈물을 흘릴 만큼 무언가를 원해본 적이 있나요?" 철저한 분석으로 무대를 짓는 '기술자'이자, 과정의 가치를 믿는 '로맨티스트'. 배우 동원이 말하는 꿈과 창작, 그리고 여전히 뜨거운 그의 연기 판타지.

"눈물을 흘릴 만큼 무언가를 원해본 적이 있나요?" 철저한 분석으로 무대를 짓는 '기술자'이자, 과정의 가치를 믿는 '로맨티스트'. 배우 동원이 말하는 꿈과 창작, 그리고 여전히 뜨거운 그의 연기 판타지.

불이 꺼지고 관객들이 다 빠져나간 대학로의 소극장, 무대 뒤편의 아직 식지 않은 열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보다 무대를 만들기 위해 흘린 땀방울과 공연 뒤에 마시는 이슬 방울(소주)에 매료되었다는 배우 최동원. 1월까지 연극 <그날의 타이밍>으로 무대에 섰던 그는, 연남동에 카페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다음 막을 준비하고 있다. 평일 오전 제법 따듯해진 봄햇살이 들어오는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서관 대신 공연장으로

동원의 시작은 연기가 아니었다. 중학생 땐 <역전재판> 게임을 하며 억울한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에 변호사를 꿈꿨고, 고등학생 땐 <비긴 어게인> 속 낭만적인 뮤지션들의 삶에 반해 습작곡을 50곡이나 쓰는 작곡가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안양 일번가의 어느 무료 연기 클래스에서 바뀌었다.

"아버지가 연기하는 걸 정말 싫어하셨어요. 고2 때 짧게 공연을 올렸는데, 그걸 끝으로 이제 연기는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고요. 포기가 안 돼서 부모님껜 도서관 간다고 거짓말하고 다른 팀들 공연을 보러 갔어요. 근데 무대 위 친구들이 땀을 막 흘리면서 열정적으로 극을 올리는 걸 보니까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난 이제 저걸 못 하는구나' 싶어서요"

그 감정은 완고하던 아버지를 돌려세우는 원동력이 됐고, 지금까지도 그를 무대 위에 두 발로 서있게 하는 가장 뜨거운 원동력이 되었다.

감정이 아닌 기술로 만드는 무대

동원과의 대화에서 가장 의외였던 점은 연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였다. 그는 연기를 '즉흥적인 감정의 표현'이 아닌 '정교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즉흥적으로 감정을 연기하는 건 천재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전 천재가 아니기에 모든 걸 치밀하게 계산하고 분석해야 해요. 텍스트를 보며 '이 말을 왜 할까?' 목적을 끊임없이 찾는 거죠. 흔히 말하는 날 것의 느낌도,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믿어요."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 탓에 화내는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그는, 스스로의 한계를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해낸다 한다.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기에 동료와 연출가의 손을 잡고 기술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고등학생 때 입시 연기를 준비하며, 그땐 참 가볍고 진정성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표 값의 무게'를 느끼는 책임감을 느끼는 배우로 성장해있었다.

드러내지 않으면 똥배우가 된다

연기를 넘어 창작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라 답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콤플렉스인 '큰 콧구멍' 이야기를 꺼내며 웃음을 지었다.

"감정이 격해지면 콧구멍이 눈보다 커져요. 공연 영상을 올린 유튜브 댓글에 콧구멍 크다는 소리도 들었죠(웃음). 하지만 배우로서 내 구린 면, 보여주기 싫은 콤플렉스까지도 캐릭터를 위해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피하면 '똥배우'가 되는 거니까요."

여전히 유효한 뒷골목의 판타지

그가 꿈꾸는 배우의 모습은 소박하다. 화려한 스타가 되어 레드카펫을 밟기 보단, 공연이 끝난 후 뒷골목 술집에서 동료들과 술 한잔을 하며 오늘 올린 극에 대해 밤새 토론하는 풍경을 동경한다.

"전 제가 처음 꿈꿨던 배우의 모습과 지금이 거의 일치해요. 유명해지는 것보다 극을 올리는 과정 자체가 더 좋거든요. 죽기 전에 큰 공연 하나 해보고, 나머지는 작은 공연들을 다작하며 계속 무대에 머무를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어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합법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최종 빌런'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그를 보며, 배우이 자 친구인 동원의 다음 무대가 벌써 기다려졌다. 연기를 차가운 기술이라 말하면서도, 여전히 소년 시절의 뜨거운 낭만을 가지고 있는 그를 응원한다.

우리 세대는 종종 '하고 싶은 것'을 몰라 방황하곤 합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릴 정도로 무언가에 매료되어 본 사람의 눈빛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 눈물이 너무나도 부럽게 느껴졌던 인터뷰였습니다. 글 너머로 여전히 따듯한 그의 무대 뒷 편에서의 '낭만'이 독자 여러분에게도 닿기를 바랍니다.

불이 꺼지고 관객들이 다 빠져나간 대학로의 소극장, 무대 뒤편의 아직 식지 않은 열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보다 무대를 만들기 위해 흘린 땀방울과 공연 뒤에 마시는 이슬 방울(소주)에 매료되었다는 배우 최동원. 1월까지 연극 <그날의 타이밍>으로 무대에 섰던 그는, 연남동에 카페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다음 막을 준비하고 있다. 평일 오전 제법 따듯해진 봄햇살이 들어오는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서관 대신 공연장으로

동원의 시작은 연기가 아니었다. 중학생 땐 <역전재판> 게임을 하며 억울한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에 변호사를 꿈꿨고, 고등학생 땐 <비긴 어게인> 속 낭만적인 뮤지션들의 삶에 반해 습작곡을 50곡이나 쓰는 작곡가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안양 일번가의 어느 무료 연기 클래스에서 바뀌었다.

"아버지가 연기하는 걸 정말 싫어하셨어요. 고2 때 짧게 공연을 올렸는데, 그걸 끝으로 이제 연기는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고요. 포기가 안 돼서 부모님껜 도서관 간다고 거짓말하고 다른 팀들 공연을 보러 갔어요. 근데 무대 위 친구들이 땀을 막 흘리면서 열정적으로 극을 올리는 걸 보니까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난 이제 저걸 못 하는구나' 싶어서요"

그 감정은 완고하던 아버지를 돌려세우는 원동력이 됐고, 지금까지도 그를 무대 위에 두 발로 서있게 하는 가장 뜨거운 원동력이 되었다.

감정이 아닌 기술로 만드는 무대

동원과의 대화에서 가장 의외였던 점은 연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였다. 그는 연기를 '즉흥적인 감정의 표현'이 아닌 '정교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즉흥적으로 감정을 연기하는 건 천재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전 천재가 아니기에 모든 걸 치밀하게 계산하고 분석해야 해요. 텍스트를 보며 '이 말을 왜 할까?' 목적을 끊임없이 찾는 거죠. 흔히 말하는 날 것의 느낌도,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믿어요."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 탓에 화내는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그는, 스스로의 한계를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해낸다 한다.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기에 동료와 연출가의 손을 잡고 기술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고등학생 때 입시 연기를 준비하며, 그땐 참 가볍고 진정성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표 값의 무게'를 느끼는 책임감을 느끼는 배우로 성장해있었다.

드러내지 않으면 똥배우가 된다

연기를 넘어 창작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라 답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콤플렉스인 '큰 콧구멍' 이야기를 꺼내며 웃음을 지었다.

"감정이 격해지면 콧구멍이 눈보다 커져요. 공연 영상을 올린 유튜브 댓글에 콧구멍 크다는 소리도 들었죠(웃음). 하지만 배우로서 내 구린 면, 보여주기 싫은 콤플렉스까지도 캐릭터를 위해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피하면 '똥배우'가 되는 거니까요."

여전히 유효한 뒷골목의 판타지

그가 꿈꾸는 배우의 모습은 소박하다. 화려한 스타가 되어 레드카펫을 밟기 보단, 공연이 끝난 후 뒷골목 술집에서 동료들과 술 한잔을 하며 오늘 올린 극에 대해 밤새 토론하는 풍경을 동경한다.

"전 제가 처음 꿈꿨던 배우의 모습과 지금이 거의 일치해요. 유명해지는 것보다 극을 올리는 과정 자체가 더 좋거든요. 죽기 전에 큰 공연 하나 해보고, 나머지는 작은 공연들을 다작하며 계속 무대에 머무를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어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합법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최종 빌런'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그를 보며, 배우이 자 친구인 동원의 다음 무대가 벌써 기다려졌다. 연기를 차가운 기술이라 말하면서도, 여전히 소년 시절의 뜨거운 낭만을 가지고 있는 그를 응원한다.

우리 세대는 종종 '하고 싶은 것'을 몰라 방황하곤 합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릴 정도로 무언가에 매료되어 본 사람의 눈빛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 눈물이 너무나도 부럽게 느껴졌던 인터뷰였습니다. 글 너머로 여전히 따듯한 그의 무대 뒷 편에서의 '낭만'이 독자 여러분에게도 닿기를 바랍니다.